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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6.21 어리석은 물고기
  2. 2010.05.29 물고기 올챙이 잡이 개시
어리석은 물고기

선선한 바람이 솔솔 불던 2010년 6월 어느 날 저녁 안양 평촌. 두 아이와 함께 학의천을 산책했다. 인덕원 근처까지 갔다. 돌 위에 앉아 물을 바라보고 있는데, 둘째가 지난해 있었던 일을 꺼냈다. 잠시 잊고 있었던 이야기였다.

그러니까 지난해 비가 많이 내린 뒤의 어느 여름날 오후였다. 그때도 두 아이와 함께 안양 학의천을 걷고 있었다. 계속된 장마로 곳곳에 물이 넘쳤고 보행로 곳곳에 물 웅덩이도 생겨났다.
 
그런데 꽤 큰 물 웅덩이에 물고기 한 마리가 갇혀 있는 것이 눈에 띄었다. 장마는 멈췄기 때문에 햇빛이 계속 비치면 머지 않아 물 웅덩이가 말라 물고기도 함께 죽을 것이 자명해 보였다. 물고기를 냇가로 옮겨야 했다. 

손을 뻗어 물고기를 잡으려 했다. 하지만 우리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물고기는 번번히 사람의 손을 피해 갔다. 몇차례 잡으려 했지만 도저히 잡을 수 없었다. 결국 물고기 살리는 것을 포기했다. 이것 또한 운명의 장난인지.

결국 마음 한 편에 안타까운 마음을 남겨두고 우리는 가던 길을 계속 갔다. 이후 물고기가 햇볕 속에서 마지막 숨을 거뒀는지 어떻게 됐는 지는 알 수 없다. 

둘째 아이 얘기를 듣고 그 물고기의 운명을 떠올리다가 드는 생각. 나 또한 어리석은 물고기처럼 살아가고 있는 건 아닐까. 살아 있는 이 순간, 무명에 빠지지 말고 맑고 향기롭게 살아길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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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용출(KIM, YONG CH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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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 잡는다 내려가선 올챙이만 잔뜩. 점점 다가오는 물, 물로 향하는 우리 마음마음. 2010년 5월21일 남양주 월문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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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용출(KIM, YONG CH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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